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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Poem] 가을에 하는 생각: 존재의 정의 (Thoughts on the Fall)

  • 작성자 사진: mariakang07
    mariakang07
  • 2024년 9월 11일
  • 1분 분량

가을에 하는 생각: 존재의 정의


구둣발에 짓밟힌 낙엽 사이로 드문드문 보이는 보도 블럭은

비에 젖어 가을의 색채를 머금는다

간밤 도둑처럼 다녀간 소나기 덕에

도시의 아침은 싱그러운 흙내음으로 가득하고

짓궂은 비의 잔해는 행인들의 발걸음을 묶는다


빗물은 바위를 스쳐 흐르고

마른 땅을 사뿐히 즈려밟아

냉막한 아스팔트 길에 고인다


물은 흐를 때도 물이고

멈출 때도 물이며

고일 때도 물이고

흩어질 때도 물일텐데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순간

물은 그저 물로 살것인데


왜 나는 어느 순간에서나

나로 살아갈 수가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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